Театр

삶은 극장으로 변한다. 무대 뒤는 유일한 집이고, 무대는 너무나 거대하고 차가운 땅이다. 가면은 너무 꽉 눌러쓰여 자신의 얼굴을 떠올리기조차 어렵고, 박수 소리는 영원히 꺼져버린 듯하다. 여기서는 칭찬조차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모두가 반드시 말해야 하는 가짜 대사처럼 들린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에는 부드러운 무언가가 있다: 역할이 뒤섞이고 줄거리가 눈앞에서 무너져도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겠다는 약속. 막간은 담배 냄새와 피로로 가득하지만, 그 안에도 진실이 있다. 박수도, 팡파르도 없다. 오직 객석의 침묵과 어둠 속으로 던져진, 조상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맨 앞줄에 앉아 있는 그곳으로 향한, 간신히 들리는 “미안해”라는 말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