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Seconds To Goodbye

전화 끊은 뒤의 침묵은 이상한 것이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통화가 끊겼을 뿐인데, 속으로는 폭풍이 지나간 듯하다. 공기는 아직 숨결을 간직하고 있고, 화면은 이미 꺼졌지만, 심장은 여전히 오래된 라디오 수신기처럼 신호를 포착하려 애쓴다. 소음 속에서 익숙한 목소리를 잡아내길 바라며. 이별 전의 이 3초는 영원처럼 길게 느껴진다. 별들이 울음을 터뜨릴 만큼의 시간, 그리고 기억이 영원히 새겨두는 어조, 비처럼 부드럽고 상실처럼 날카로운 그 어조를. 때로는 사랑은 말 속에 있지 않고, 말 사이의 방해물 속에 살아있다. 정전기 소리가 목소리보다 더 크게 속삭이는 그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