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s

가끔은 가까움이 소란을 피우지 않고 조용히 사라지기도 한다. 마치 컵에서 피어오르는 따뜻한 김처럼, 대화가 갑자기 생기발랄하지 않고 예의 바르게 변할 때처럼. 모든 것이 여전히 똑같아 보인다: 같은 얼굴들, 같은 습관들, 심지어 웃음소리마저 익숙하게 들린다. 다만 말들 사이에는 이제 공기가 있다 - 짙고, 투명하며, 통과할 수 없는.

그저 자라났을 뿐, 그저 다른 길을 걸었을 뿐, 그저 시간이 감정을 선반에 정리해 놓았을 뿐이다 - 깔끔하게, 그러나 되돌릴 수 없이. 그런데도 어딘가 속 깊은 곳에서는 옛날의 “야, 너”라는 말이 메아리친다. 마치 연결고리가 아직도 존재하지만, 단지 살짝 먼지가 쌓인 것처럼. 어쩌면 이것이 바로 성장인지도 모른다. 왜 모든 것이 변했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느끼는 것이다: 아무것도 잃지 않았고, 단지 달라졌을 뿐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