Осінь

가을은 다시 한번 따뜻함이 온도가 아니라 접촉임을 상기시킨다. 공기는 낙엽과 피로 냄새가 나고, 창밖의 빛은 떨린다 - 더 이상 따뜻하지 않지만, 마치 노력하는 듯하다. 어딘가 속 깊은 곳에 슬픔이 내려앉는다. 낡은 장난감 위에 쌓인 먼지처럼 부드럽고, 똑같이 고집스럽다. 마치 누군가 ‘있었던'과 '있는’ 사이의 유리를 깨뜨린 듯, 이제는 맨손으로 조각들을 주워야 한다. 추억을 상처 입히지 않으려 애쓰면서.

말이 더 이상 아무것도 고칠 수 없을 때, 침묵은 새로운 언어가 된다. 그리고 가을과 함께 춤추는 것만이 남는다 - 조금은 불안하게, 조금은 안개가 걷히고 오늘 따뜻하게 해주는 손이 마지막 해와 함께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