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mellata #25

현관 신발, 피아노 위의 파란 스카프, 향수 냄새가 공기 중에 맴도는 것이 마치 기억 자체가 떠나고 싶지 않은 듯했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 것 같은데, 일요일이 어디론가 사라졌어요. 세상은 그대로였지만, 마치 웃는 얼굴들이 이제는 기억 속 이름만 남은 낡은 사진처럼 조금 바랜 듯했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단순히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라, 세나가 트랙을 질주하고 바조가 프리킥을 넣던 한 시대 전체에 대한 그리움이 느껴집니다. 그때만 해도 사랑은 영원한 것이라고 생각했죠. 이제 그것은 선반에서 찾은 잼 한 병일 뿐이고, 진짜가 어땠는지 생각하면서 숟가락으로 떠먹는 따뜻한 단맛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