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ING ON

누군가 우연히 기억의 프로젝터를 켜버린 것 같아, 이제 벽에 남의 꿈 속 장면들이 스쳐 지나간다. 부드러운 빛, 필름이 살짝 바스락거리고,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친구와 춤을 추고, 또 누군가는 낡은 '8밀리'로 이 장면을 찍는다 - 그저 나중에 다시 보며 어디가 꿈이고 어디가 현실인지 또다시 알 수 없게 하려고. 모든 것이 마치 반잠든 상태에서 벌어지는 듯하다: 흐릿한 얼굴들, 살짝 늦은 움직임들, 소리의 바스락거림 사이로 새어 나오는 웃음소리. 그리고 갑자기 깨닫게 된다 - 이 모든 촬영 장면과 장면들, 그리고 반사된 이미지들의 만화경은 단 한 장면을 위한 것이었다는 것을. 그곳에 누군가 친근한 얼굴이 스쳐 지나간다. 아니면, 어쩌면 단순히 렌즈 유리 속 자신의 반사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