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占い

석양은 때로 사람들에게 이상한 일을 한다: 익숙한 시간의 경계를 녹여내고, 누군가의 손을 잡으면 천 년을 연속으로 살 수 있다는 환상을 선사한다. 그런 순간에는 사소한 대화조차 중요해지고, 웃음소리는 어떤 약속보다도 더 크게 울려 퍼진다.

여기서 사랑은 서두르지도 않고 증명도 요구하지 않는다. 시간 속에 메아리처럼 길게 이어지며, 수백 년이 지나도 모든 것이 그대로일 거라고 확신시킨다. 조금은 어리석고, 조금은 순진하지만 변함없이 밝게. 마치 영원이란 화려한 말이 아니라, 곁에 함께 있으면 말없이도 편안한 평범한 저녁 같은 것이다.